세월호

            이 명 주

편차가 기울었을 때

죄의 정의라던 신은 산자를 응시했다

네모난 눈들이 가라앉고

망막에 물이 차오르자

다가올 세월을 죽음이 주시한다

죽어가는 자와 산자를 가르는 선

수평선은 언제고 기운 적이 없는데

바다가 바닥을 다 드러낼 때야 나타나는

이빨 같은 죄를 밝히려 수평선이 기운다

죄의 형량에 따라 추가 서서히

기울었다. 신의 저울 위에서

그리고

그 땅에 낙타가 역병을 싣고 머나먼 서역을 건너왔고

허리가 두 동강이 난 한 쪽은

이념마저,

광화문에서 확실히 두 개로 갈라졌다

수구 꼴통과 종북 좌파로